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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일한 동문/기고] 재생에너지 투자 위한 기술 플랫폼 구축해야
최고관리자 2025-06-30

재생에너지 투자 위한 기술 플랫폼 구축해야


넷제로(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재생에너지 산업이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대형 개발사업 중심으로 성장해온 국내시장은 구조적 제약으로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이제 시장의 무게중심은 전국 곳곳에 흩어진 소규모 유휴 부지, 이른바 ‘롱테일’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놓였다.

플랫폼 서비스로의 전환이 있어야만 전국에 흩어진 ‘소규모 자원’들이 전력 시장에 본격 참여할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은 기술력과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생태계로 재편되고 있으며 재생에너지 산업 역시 그에 발맞춰 변화해 나가고 있다. 결국 재생에너지 공급의 한계를 돌파하는 그로스 해킹 전략이자 전력 시장의 새로운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다.

새 정부에는 이러한 변화를 ‘이머징마켓’으로 인식하고 에너지산업 혁명의 기회로 삼을 것을 당부한다. 전력 당국은 안정적 투자를 이어가되 정부는 새로운 시장 선점을 위한 공격적 육성이 핵심이다. 에너지 자본의 소유와 분배 구조를 국내 중심으로 전환하고 이를 뒷받침할 규제, 금융, 산업 시스템 전반의 재설계를 추진해야 한다. 석유는 우리 땅에서 나지 않지만 햇빛과 바람은 국산이다. 넷제로 시대의 미래 석유는 재생에너지이며 우리도 재생에너지 자립 국가, 즉 넷제로 시대의 ‘산유국’이 될 수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사용하는 재생에너지 전기를 우리가 직접 생산하는 시대’를 만들어가야 한다. 재생에너지 자산을 직접 소유하고 그 수익이 우리에게, 그리고 지역에 환류되는 구조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세 가지 핵심 요소가 중요하다.

함일한 ㈜에이치에너지 대표


첫째, 국민이 재생에너지 자산에 직접 투자하고 소유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운영하는 ‘플랫폼 협동조합’ 모델은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협동조합원이 돼 태양광발전소 운영 수익을 직접 배분받는 구조로 현재 7개 협동조합을 통해 검증되고 있다.

둘째, 전국에 펼쳐진 지붕, 옥상 등 유휴지를 복잡한 개발 구조 없이 재생에너지 자원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는 입지 부족과 한전 선로 제한 등 구조적 한계를 해소하고 에너지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
 

셋째, 이 모든 과정은 기술 플랫폼을 통해 혁신돼야 한다. 디지털 기술이 없다면 분산된 소규모 자원들의 효율적 관리는 불가능하다. AI 기반 원격 관리, 투자자 매칭 플랫폼, 투명한 수익 배분 시스템 등이 통합적으로 작동해야 진정한 에너지 민주화가 실현될 수 있다.

재생에너지 산업의 미래는 대형 자본과 기술 플랫폼, 시민 참여가 조화를 이루는 생태계에 달려 있다.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하에 민간의 역량이 발휘되고 시민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넷제로는 단순한 환경 정책이 아니라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이다. 재생에너지를 통한 에너지 자립은 에너지 안보와 경제적 자립을 동시에 실현하는 길이며 플랫폼과 협동조합이 결합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갈 것이라 확신한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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