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형주 교수]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효과 나타날까…“2주 후 줄어도 1500명대”
코로나19 수리모델링 태스크포스(TF) 16일 보고서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2주 뒤에는 1565명에 이를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는 수도권 4단계와 비수도권 2단계의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의 효과를 반영한 것으로 확산세가 급속히 꺾이지는 않지만 서서히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됐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와 대한수학회가 운영하는 코로나19 수리모델링 태스크포스(TF)는 16일 이런 내용이 담긴 ‘코로나19 확산 예측 보고서’를 발표했다. 매주 발행되는 이 보고서는 수리연의 권오규·손우식·이효정 연구원이 참여한 연구팀과 심은하 숭실대 수학과 교수팀, 이창형 울산과학기술원(UNIST) 수리과학과 교수팀, 정은옥 건국대 수학과 교수팀, 정일효 부산대 수학과 교수팀, 황형주 포스텍 수학과 교수팀 9개팀이 분석한 결과를 담고 있다.
이창형 UNIST 교수팀은 현행 거리두기 정책의 효과를 반영할 경우 이달 23일 신규 확진자 수가 18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어 1주일 뒤인 이달 30일에는 1565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이창형 교수는 “과거 데이터 중 가장 강한 거리두기가 시행된 시기의 감염재생산지수(R)가 0.83임을 가정했다”고 말했다. 감염재생산지수는 감염자 한 사람이 몇 명에게 코로나19를 옮기는지를 나타내는 값으로 1보다 크면 감염병이 확산한다고 보면 된다.
연구팀들은 대부분 현행 거리두기가 적용되지 않았다면 2주 뒤 2000명대까지 확진자가 치솟았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정일효 교수팀은 수도권 4단계와 비수도권 2단계인 현행 거리두기가 적용되지 않았을 경우 이달 22일 1760명, 29일 2450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효정 연구원팀은 이달 23일 2134명, 30일 2517명을, 심은하 교수팀은 이달 23일 2128명, 30일 2925명을 예상했다.
정부는 이달 8일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최악의 경우 7월 말 신규 확진자 수가 2140명에 도달할 것으로 봤다. 이는 중앙방역대책본부와 민간 전문가들이 합동으로 분석한 수학적 모델링에 따른 결과로 현 수준을 유지할 경우 이달 말에는 일일 확진자 1400명, 상황 악화 시에는 2140명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다만 정부는 수도권의 거리두기 4단계 효과로 다음주 코로나19 ‘4차 유행’이 완화될지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했다. 1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휴대전화 이동량 자료를 토대로 수도권 주민의 이동량을 분석한 결과 13일 1646만 건으로 1주일 전인 6일(203만 건)에 비해 11.0% 줄었다.
반면 비수도권의 주민 이동량은 13일 1510만 건으로 1주일 전인 6일(125만 건)보다 9.0% 늘었다. 수도권에서는 확산세가 어느 정도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수도권보다 거리두기 단계가 낮은 비수도권에서는 이동량 증가와 함께 확진자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모델링이라는 것이 현재로서는 지나간 발생 상황을 토대로 해서 현재와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라며 “더군다나 수시로 등장하는 변이 비율이 증가하고 거리두기 시행으로 모델링에 직접적인 감소 효과도 반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이어 “현재 향후의 유행 추이에 대해서 추정하거나 예측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라며 “3차 유행은 지금보다도 유행 규모가 작았음에도 불구하고 정점에 올라가서 떨어지기 시작할 때까지 무려 43일이 소요될 정도로 상당히 장기간 유행이 지속됐으며, 지금은 유행규모나 변이 비율, 특성으로 훨씬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동아사이언스 고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