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끓었다, 밤에도 끓었다"
민승기 포스텍 수학과/환경공학부 교수는 여름철 남서풍이 지배적이어서 영동 지방에서 ‘푄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푄 현상은 산맥을 넘어가는 공기가 뜨겁고 건조해지는 현상으로, 태백산맥을 넘은 더운 공기가 여름에는 영동 지방을 데운다고 말했다.
올해 강릉 기온이 크게 상승한 이유로는 가뭄이 지목된다. 10일까지 강릉의 누적 강수량은 394.1㎜로, 평년 같은 기간 강수량(766.6㎜)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민 교수는 “가뭄은 폭염과 직결된다”며 “비가 적으면 구름이 줄어 햇빛이 더 많이 들어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는 본래 더운 지역이 기후위기에서 더욱 취약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연도별 기온 추세를 보면, 1994년과 2018년 폭염 때는 대구가 전국 평균기온 1위와 4위를 기록했으나 강릉은 20위권 밖이었다. 그러나 2024년 강릉은 27.3도로 1위를 기록하며 대구(27.2도)를 앞섰고, 올해는 강릉이 2위, 대구는 26.6도로 6위를 기록했다.
최근 최저기온 상승도 두드러진다. 지난해 전국 74곳 관측소 중 72곳에서 최소 하루 이상 일일 최저기온이 최고치를 경신한 반면, 최고기온 최고치는 17곳에 불과했다. 올해는 최저기온 최고치가 39곳, 최고기온 최고치는 35곳에서 경신됐다. 민 교수는 “밤에는 지면이 차가워 난류가 발생하기 어렵고, 공기가 위아래로 잘 섞이지 못하면서 온실가스의 영향을 그대로 받는다”며, 최저기온 상승은 전 지구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민 교수는 ‘성층화’ 현상에도 주목했다. 성층화는 바닷물이 위아래로 섞이지 않고 안정화되는 현상으로, 같은 에너지가 들어와도 해수 표면이 더 빨리 뜨거워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