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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형주 교수 인터뷰] “인류가 멸절되지 않고 공존하며 살아가려면 AI ‘잘’ 활용해야 ”
최고관리자 2024-11-29

[인터뷰] 황형주 교수“인류가 멸절되지 않고 공존하며 살아가려면 AI ‘잘’ 활용해야 ”

AI, 신뢰성과 지속 가능성‧윤리성 강화하며 수학적 토대 안에서 구축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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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형주 POSTECH 수학과·인공지능대학원 교수(수리기계학습 연구센터장)
[뉴시안= 신선경 기자]“인공지능(AI)를 충분히 잘 활용해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AI를 이용해 빠른 결과를 내야 한다는 생각만 했지 잘 활용해야 한다는 것을 간과했습니다. 그렇다면 AI를 잘 활용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제가 생각할 때는 AI를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신뢰성, 상황이 변화해도 성능 저하 없이 결과를 도출하는 지속 가능성, 그리고 누구나 마땅히 AI가 도출한 결과를 수긍할 수 있는 윤리성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황형주 POSTECH 수학과·인공지능대학원 교수는 AI를 ‘빨리’라는 속도보다 ‘잘(Well)’ 활용해야 한다는 ‘태도’에 좀더 방점을 찍었다. 그러면서 AI를 잘 활용하려면 핵심 근간인 수학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학이 토대가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응용만 계속하다 보면 결국 부작용이 생겨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AI가 발달하면서 인간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CEO 워렌 버핏은 AI의  잠재력을 핵폭탄에 견주었죠. 인류가 멸절되지 않고 공존하려면 AI를 잘 활용해야 합니다.”

‘AI의 아버지’라 불리며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하기도 한 제프리 힌튼 교수 역시 자신이 만든 AI 기술의 발전이 가져올 수 있는 사회적, 정치적 영향에 대해 심각한 경고를 한 바 있다.

황 교수는 “우리가 AI를 활용하는 데 있어 동전의 양면처럼 장점이 굉장히 많지만 이와 동시에 어두운 면도 분명히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심각성을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며 “신뢰성과 지속 가능성, 윤리성이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가 수학적 토대 안에서 구축 돼야 한다”며 “건축을 할 때 뼈대가 튼튼해야 하듯이 AI의 기반인 수리가 기본이 되어 있지 않으면 인공지능을 잘 활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AI를 활용하는 데 있어 수학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지론이다.

황형주 교수를 만나 수학과 인공지능의 관련성, 수리인공지능이 앞으로 인류에 미칠 영향에 대해 들어봤다.

# 수리기계학습 연구센터장을 맡고 계십니다. 센터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 수리 기계학습 연구센터는 말 그대로 수학과 인공지능의 연결고리를 연구하는 곳입니다. AI 모델의 근본적인 작동 원리를 수학적으로 규명하고, 이를 기반으로 기계학습 분야의 핵심 난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단순히 데이터를 넣고 결과를 얻는 방식이 아니라, 수학적으로 설계된 구조를 통해 AI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높이고, 다양한 산업에 적용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특히, 센터는 학문적인 연구에 그치지 않고 산업 현장에서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참여교수님들께서 다양한 분야에서 산학협력을 추진 중인데, AI 기술이 수학이라는 탄탄한 기반 위에서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4차 산업혁명이 화두가 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단편적인 사례 연구 혹은 단순한 성능 개선의 차원에 머무르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인공지능의 근본 원리 규명과 가능성에 대한 탐구는 결국 참신하고 엄밀한 수리 연구를 통해 답할 수 있습니다. 인공신경망을 이용한 근사 알고리즘, 기계학습 작동 원리 규명, 차원 축소와 같은 인공지능 분야의 근본적인 문제는 수학을 기반한 연구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2023년 수리 기계학습 연구센터(CM2LA)는 과기부 산하 한국연구재단 선도연구센터로 선정, 포스텍 부설연구소로 설립되었습니다. 2023년 6월부터 사업비 107.4억 원 규모로 81개월 동안 3개의 그룹으로 나뉘어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제1그룹은 대규모 물리기반 인공지능 모델 개발, 제2그룹은 기하학 기반 기계학습, 제3그룹은 복합규모 수리 모델링 개발 등의 연구를 수행하며 각 그룹 간 유기적인 공동연구를 통해 초융합적 연구분야 개척과 수리 기계학습 연구 허브 구축을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저희 센터는 포스텍 수학과와 인공지능대학원을 비롯하여 카이스트, KIAS, 서울과학기술대, 중앙대, NCSU 등 13명의 교수진과 센터 소속의 박사후연구원 5명, 석박사 대학원생을 포함하여 총 55명의 연구진이 본 센터에서 활발한 연구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황형주 POSTECH 수학과·인공지능대학원 교수 [사진=신선경 기자]
# 수학에 기반해 인공지능의 원리 규명과 본질적인 특성 연구를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언뜻 들으면 수학과 인공지능(AI)가 관련이 클까 싶은데 쉽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을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인공지능이라는 화두를 제시한 앨런 튜링은 영국의 유명 수학자로, 수학을 기반으로 다양한 연구를 수행했고 인공지능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AI는 수학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는 기술이에요. 예를 들어, 신경망 구조나 학습 과정은 선형대수와 미적분, 최적화 이론 같은 수학적 원리를 기반으로 설계됩니다. 데이터를 다룰 때도 통계와 확률이 필수고요.

좀 더 자세히 설명 드리자면, 생성모델인 GAN은 고등수학 분야중 하나인 optimal transport 이론이 없었다면 최적화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요즘 거의 모든 상용 AI에서 사용되는 Diffusion Model(확산모델)의 경우에도 Stochastic Differential Equation(확률미분방정식) 이론이 없었다면 최적화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이처럼 수학이론은 인공지능 연구자들이 직관적으로 구현하고자 하는 알고리즘의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수학은 AI의 뼈대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수학적으로 설계된 AI는 단순히 경험적으로 만들어진 것보다 훨씬 안정적이고 신뢰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AI가 제대로 작동하고, 다양한 환경에서 일관된 성능을 내도록 만드는 데 수학이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철강 제조공정에 수학을 활용한 온도 예측 인공지능 솔루션을 개발, 과기부와 대한수학회로부터 2022년 ‘올해의 최석정상’을 받으셨습니다. 최석정상의 의미와 수상 공적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 최석정 선생은 관료의 삶을 살면서 수학 분야에 큰 업적을 남기신 조선후기의 문신이자 수학자입니다. 이러한 최석정 선생의 공적을 기리며, 4차 산업혁명의 기초가 되는 수학 분야에서 크게 기여한 사람에게 주는 상입니다.

저희가 개발한 솔루션은 철강 제조공정에서 쇳물의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 산소를 주입해 태우는 과정(취련 작업)에서 종점 온도를 정확히 예측함과 동시에 목표 온도에 도달하기 위한 가이드를 작업자에게 제공해줍니다. 이 모델은 기존에 숙련된 취련사가 오랜 경험으로 수행하던 작업을 AI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한 기술입니다.

이 과정에서 수학이 가진 강점이 정말 크게 작용했어요. 복잡한 물리적 현상을 수학적으로 모델링하고, 이를 데이터와 AI 기술로 최적화해서 공정의 효율성과 정확도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이 솔루션은 실제 산업에 적용되었는데요, 현재 탄소강뿐만 아니라 스테인리스 공정으로 확산 적용되고 있습니다.


대담중인 전규열 뉴시안 대표(왼쪽)와 황형주 교수(오른쪽) [사진=신선경 기자]
# 코로나 확산 예측과 방역정책이 확산방지에 미치는 영향 분석 등 사회문제 해결에 필요한 연구도 수행하셨습니다. 수리인공지능이 감염병 유행 예측 등 의료분야에도 응용이 된다는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어떻게 가능한지요?

- 수리모델은 감염병의 확산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정말 유용합니다. 예를 들어, SIR(취약자 susceptible, 감염자 infected, 회복자 recovered)  같은 모델은 노출자, 감염자, 회복자의 변화를 수학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데요, 여기에 데이터를 추가하고 AI 기술을 결합하면 더 정확하고 동적인 예측이 가능해집니다.

저희가 내부적으로 실험도 해봤는데 보유한 데이터만 가지고는 미래의 확산을 예측(extrapolation)하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하지만 탄탄한 SIR 모델을 기반으로 인공지능의 학습법을 전면적으로 수정했을 때 확산 예측이 가능했습니다. 저희는 이 경험을 통해서 미리 학습한 것과 유사한 데이터에 관한 예측(interpolation)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인공지능이 수학 모델과 결합되면 학습한 것을 넘어 예측(extrapolation)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 방식은 단순히 확산을 예측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방역 정책이 실제로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까지 분석할 수 있게 해줍니다. 수학적으로 데이터를 해석하고 AI를 활용하면, 사회 문제 해결에 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이 가능해집니다. 많은 사람이 수학을 그저 공식으로만 이해하지만, 사실 수학은 이렇듯 우리 삶에 밀접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 의료분야 외에도 삼성전자와 함께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산업데이터 이상 감지 방법론 개발, 기업 부도율 예측, 투자 알고리즘 등 산업현장문제 해결에도 성과를 내셨습니다. 어떻게 가능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 이러한 성과는 산업 데이터를 수학적으로 해석하고 AI 모델에 통합해 핵심 패턴을 도출한 결과입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와 함께 개발한 모델의 경우 웨이퍼 생산 전과정에서 발생하는 열, 전기, 압력 센서 데이터를 통합하여 기계 상태를 비지도 학습으로 감지하는 모델이었습니다. 불량률이 매우 낮기 때문에 반드시 비지도 학습이 필요했고, 워낙 많은 센서들이 사용되는 터라 수많은 정보 중에서 불량과 관련된 핵심 정보만 뽑아내는 과정에서 통계와 직관을 수리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관건이었죠.

기업 부도율 예측과 투자 알고리즘 개발 역시 통계적 모델링과 AI 기술을 결합해 미래의 불확실성을 수리적으로 분석하는 방식으로 가능했습니다.


황형주 교수(왼쪽)와 전규열 뉴시안 대표(오른쪽) [사진=신선경 기자]
# 수리인공지능 분야를 향후 어떻게 발전시켜나갈 계획이신지 목표가 궁금합니다.

- 앞으로는 수학을 기반으로 AI의 신뢰성과 지속 가능성을 더 강화하고 싶습니다. AI 기술은 시간이 지나면서 데이터나 환경이 변화할 때 성능이 저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학은 이런 문제를 체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예를 들어, 수학적으로 모델이 환경 변화에 적응하도록 설계하거나, 데이터 부족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AI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 에너지 효율을 고려한 최적화 기술을 통해 AI 모델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방향으로 AI가 단기적인 결과를 넘어서, 오랜 시간 동안 신뢰를 유지하며 활용될 수 있는 기술로 자리 잡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 수리인공지능 연구, 개발로 인해 앞으로의 사회가 어떻게 변화해나갈지 전망 부탁드립니다.

- 수리인공지능은 앞으로 더 신뢰할 수 있는 AI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의료분야에서는 더 정확한 진단을 제공하거나 AI를 기반으로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제조 분야에서는 불량률을 줄이면서도 효율성을 높여 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AI가 가진 불확실성 정량화를 통해 자율주행이나 재난 예측 같은 고위험 분야에 적용하여 더 안전하고 편리한 삶을 향유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담 = 전규열 대표이사 겸 편집인 

정리·사진 = 신선경 기자 

# 황형주 교수 프로필

POSTECH 수학과·인공지능대학원 교수

수리기계학습 연구센터장

한화시스템(주) 사외이사

에이엠스퀘어(주) 대표

출처 : 뉴시안(http://www.newsian.co.kr)   https://www.newsian.co.kr/news/articleView.html?idxno=748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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