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03] [정재훈 교수] (랩큐멘터리) AI 속에 담긴 수학의 비밀 푼다
올해 6월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서 독특한 국악 음악회가 열렸다. 조선 후기 풍류음악의 대표곡으로 불리는 ‘밑도드리’를 인공지능(AI)이 새롭게 구성한 곡이 국악 연주가들의 손을 통해 흘러나왔다.이 음악회를 주도한 정재훈 포스텍 수학과 교수(수리데이터과학연구소장)는 “위상수학을 접목해 밑도드리에 독특한 순환구조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비슷한 패턴의 음악을 작곡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단순히 데이터를 통해 음악을 만들기만 하는 게 아니라, 수학 원리를 통해 창작 원리를 알아냄으로써 해석 가능한 음악을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정재훈 포스텍 수학과 교수·수리데이터과학연구소장 정 교수가 이끄는 수리데이터과학연구소는 데이터과학과 AI의 근본적인 수리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순수수학, 응용수학, 산업수학 연구자들이 모여 데이터과학에 대한 수학적 이론을 구축하고, 알고리즘을 해석해 과학과 산업의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는 것이다.정 교수는 “데이터과학과 AI가 현대 사회의 가장 큰 화두이지만, 이를 응용하는 기술에 비해 기저의 수학 원리에 대한 연구는 국내에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수리데이터과학연구소가 선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정 교수는 밑도드리의 창작 원리를 파악한 것 외에도 위상수학, 기하학, 대수학을 기반으로 의학, 천체물리, 음악 분야 등을 이해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가령 동맥경화가 발생하면 혈류가 막힌 혈관 부위를 중심으로 와류같이 도는 구조가 생기는데, 그 혈류의 주기를 수학적으로 분석해 예방 또는 진단하는 방식이다.또 편미분 방정식의 기계학습적 연구를 진행해 기계학습의 인공신경망 이론과 편미분 방정식의 해법 이론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다.연구실은 밑도드리의 창작 원리를 파악한 것 외에도 위상수학, 기하학, 대수학을 기반으로 의학, 천체물리, 음악 분야 등을 이해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데이터과학 연구는 사회를 이롭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정 교수는 AI 수학 아카데미와 같은 지역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제3세계 국가 데이터를 분석해 해당국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사회적 봉사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정 교수는 “앞으로도 데이터과학과 AI의 근본적인 수학적 연구를 진행하면서, 이것이 또한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대학 연구실은 인류의 미래에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엿볼 수 있는 창문입니다. 인류 지식의 지평을 넓히는 연구부터 실제 인간의 삶을 편하게 하는 기술 개발까지 다양한 모험과 도전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오늘도 연구실마다 교수와 연구원, 학생들이 머리를 맞대고 열정을 펼치고 있습니다. 연구자 한 명 한 명은 모두 하나하나의 학문입니다. 동아사이언스는 210개에 이르는 연구실을 보유한 포스텍과 함께 누구나 쉽게 연구를 이해할 수 있도록 2분 분량의 연구실 다큐멘터리, 랩큐멘터리를 매주 수요일 소개합니다.동아사이언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